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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은 ‘디자인영향평가제도를 필요로 한다
Gyeonggido & Public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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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은 자본을 매개로 급속히 팽창하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소홀히 되어왔던 ‘디자인의
공공성’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이고, 그러한 움직임을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인받는 디자인 영역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경제적 가치를 우선으로 디자인을 실천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러한 움직임을 반성하고, 문화적 가치, 생태적 가
치, 사회적 가치, 역사적 가치를 디자인 상상의 궁극적 출발점이자 지향점으로 설정하는 디자인이 바로 공공디자인인
것이다. 지금까지 제도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왔던 디자인과 공공디자인은 바로 이 지점에서 갈라진다.
공공디자인의 양가성
그렇다면 왜 지금인가? 우리는 공공디자인의 붐이 세계적인 현상이 아님을 주목해 보아야 한다.
일부 국가에서 ‘공공디자인이라는 이름 없는 공공디자인’이 자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공디자인’이라는 이름
으로 전 디자인계가, 그리고 전 나라가 들썩이고 있는 것은 현재 대한민국만의 고유한 현상에 가깝다. 여기에는 나름
의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거시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우리가 겪어온 압축적 경제 성장은 오늘날 공공디자인을 불러들
이는 주된 원인 중의 하나이다. 일제 강점기를 마감하고 해방과 함께 전쟁을 치른 후 본격적인 성장의 깃발을 올린 지
50여년 만에 우리는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였다.
그 시간은 급하게 서구를 받아들였던 시기이면서 동시에 전통으로부터 단절하였던 시기였다. 우리에게 근대화는 빠
른 속도의 급류와 같이 흘러들어왔다. 그 빠른 속도로 인해 우리는 현재의 위치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러나 깊은 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달려온 결과 우리는 발전시키고 보존해야할 것들을 명확히 구
분하지 못하였고, 때문에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기도 하였다. 공공디자인은 그러한 속도가 놓쳐버린 것들에 대한 반
성이고 관심이다.
위의 맥락에서 본다면 공공디자인은 근대화와 확장하는 자본의 논리가 만들어내는 아픔들을 치유하기 위한 치료제에
가깝다. 청계천복원사업은 이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1957년부터 1961년까지 만 4년 동안 시행된 청계
천 복개공사, 그리고 70년대 초에 완성된 청계고가도로(3.1고가도로)는 한국 근대화의 상징이었다. 청계천이 복개
되고 고가도로가 가설되는 시기는 본격적인 근대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던 시기와 겹친다.
청계고가도로는 당시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발전하는 조국의 표상으로 선전되었다.
30여년 만에 그 시설물은 시대의 흐름에 뒤쳐진 것으로 호명되었고, 그 호명과 더불어 철거되었다.
그 고가도로의 건설에 참여했던 정치가는 그것을 환경의 이름으로 걷어낸 일로 인해 대중적 인기를 얻게 되었고, 급
기야 대통령이 되었다.
이후 이 사업이 실제로 친환경적인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지만, 중요한 것은 환경의 이름으로 그 육중한 콘크
리트 구조물을 철거하였다는 사실이고 그러한 움직임이 국민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청계천 복원은 교육적 효과가 있었다. 청계천복원 이후 공공디자인은 정치인들의 관심 목록에 올랐고, 여러 곳에서
유사한 방식의 사업들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왔다. 결국 청계천 복원은 공공디자인을 현재처럼 유행하게 만든 중요
한 기폭제였던 셈이다.
그러나 청계천 복원은 양가적 성격을 갖는다. 근대화과정에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복원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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