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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에서 과천을 올 때 넘어야 하는 남태령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한다.
남태령은 수목이 울창하여 여우가 많이 나타나 ‘여우고개’로
불리고 있었다. 하루는 정조가 능원행차를 하다가 이 고개에서
잠시 쉬었는데 그곳에 사는 노인에게 고개의 이름을 물었다.
“예, 남태령이라 하옵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과천현 이방이 나섰다.
남태령 옛길의 기념비
“상감마마 그 말은 거짓입니다. 남태령이 아니라 여우고개라
하옵니다.”
정조는 대노하여 노인에게 곤장을 때리라고 명령하였다. 그러
현감을 파견하였다. 그 이유는 과천이 한양에서 수원까지 통
자 그 노인은 엎드려 해명하였다.
하는 대로에 위치하여 관원의 영접이 용이하였기 때문이었다.
“이 고개는 여우고개가 맞사오나 이름이 너무 상스럽고 하찮아
이와 같은 일은 1456년(세조2) 군현병합 때 똑같이 반복되었
상감마마께 감히 아뢸 수 없었사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한
다. 과천과 금천을 병합하였다가 1460년 백성들의 상언(上言)
양에서 남쪽으로 가다 만나는 첫 번째 큰 고개라는 뜻으로 남
에 따라 다시 과천을 설치한 것이다.
태령(南泰嶺)이라 지어 고하게 되었사옵니다.”
이처럼 과천은 일찍부터 사람과 물자의 수송에 있어 중요한 길
이 말을 들은 정조는 크게 감동하여 잠시의 노여움을 풀고 작
목으로 여겨졌다. 과천을 지나는 양재대로는 도성에서 부산까
은 벼슬을 내린 후 이 고개를 남태령이라 부르도록 하였다. 그
지 이어지는 길로서 하삼도(下三道)의 진상(進上)과 봉명사객
촌로는 과천에 살던 변씨(邊氏)로 현재까지도 자손들이 살고
(奉命使客 ; 임금의 명을 받은 관리)의 통행 등이 이루어졌으
있다고 한다.
며 양재(과천)-낙생(광주)-구흥(용인)-좌찬(죽산)-무극(음
죽)에 이르는 교통로였다. 이 대로는 조선 후기에 이르러 8도 6
대로의 제4로에 해당하는 중요한 교통로가 되었다.
한양의 관문으로서 호황을 누리던 과천은 1905년 경부선과
과천이 한양의 관문이 되다보니 이를 이용하여 권력을 행사하
경부국도가 과천을 비껴 안양·시흥 쪽으로 난 뒤인 1914년 과
는 자도 생겨났다. 옛날 과천현감 중에는 읍내를 지나는 길손
천군에서 시흥군 과천면으로 격하되면서 산간오지로 돌아갔
들에게 갖가지 명목으로 돈을 뜯는 탐관오리가 많았다고 한다.
다. 그러다가 1978년 정부의 신도시 건설계획 발표 이후 되살
아났다. 과천신도시 건설은 이곳에 정부제2종합청사를 건설
원 행 행 ( 陵
行 幸 )
하여 행정부 기능 일부를 분산시킨다는 기본 목표에 따라 관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 구읍치인 화산(花山)으
련 인구를 이주시키고 쾌적한 전원적 주거환경을 조성하여 서
로 옮겨 현륭원(顯隆園)을 조성하고 참배를 위한 원행(園行)을
울의 고급 주거 수요를 흡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자주 하게 되자, 도성 창덕궁에서 화성 원소(園所)까지의 도로
과천은 우리나라 신도시 개발사에서 최초의 성공사례로 꼽을
가 발달하게 되었다. 과천에서 수원에 이르는 도로는 말 5필이
수 있는 곳이다. 도시계획, 단지계획기법과 경험을 집대성함으
지나갈 정도의 넓이였다고 한다.
로써 신도시 건설의 모범이 되었다. 그러나 서울에서 과천으로
정조의 현륭원 행차는 총 13차례 이루어졌는데 그 중 7차례
옮겨왔던 정부종합청사가 이제 세종시로 옮겨가게 된다. 과천
는 과천을 경유하였다. 과천로는 돈화문-노량주교(鷺梁舟
시는 다시 변화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다. 조선시대 항상 옆 고
橋)-사당리-남태령-과천행궁-인덕원-원동점-지지대-장안
을에 병합되었다가 다시 되살아나던 과천이다. 21세기의 주인
문으로 이어지는 경로이다. 정조는 노량주교-대방동-시흥-
은 시민이다. 다가올 미래, 시민이 주역이 되는 과천의 새로운
안양을 거치는 시흥로를 이용하기도 했다.
변신을 기대해본다.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실
69
Global Council | 2011 여름호
전설이 전한다.
남태령은 수목이 울창하여 여우가 많이 나타나 ‘여우고개’로
불리고 있었다. 하루는 정조가 능원행차를 하다가 이 고개에서
잠시 쉬었는데 그곳에 사는 노인에게 고개의 이름을 물었다.
“예, 남태령이라 하옵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과천현 이방이 나섰다.
남태령 옛길의 기념비
“상감마마 그 말은 거짓입니다. 남태령이 아니라 여우고개라
하옵니다.”
정조는 대노하여 노인에게 곤장을 때리라고 명령하였다. 그러
현감을 파견하였다. 그 이유는 과천이 한양에서 수원까지 통
자 그 노인은 엎드려 해명하였다.
하는 대로에 위치하여 관원의 영접이 용이하였기 때문이었다.
“이 고개는 여우고개가 맞사오나 이름이 너무 상스럽고 하찮아
이와 같은 일은 1456년(세조2) 군현병합 때 똑같이 반복되었
상감마마께 감히 아뢸 수 없었사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한
다. 과천과 금천을 병합하였다가 1460년 백성들의 상언(上言)
양에서 남쪽으로 가다 만나는 첫 번째 큰 고개라는 뜻으로 남
에 따라 다시 과천을 설치한 것이다.
태령(南泰嶺)이라 지어 고하게 되었사옵니다.”
이처럼 과천은 일찍부터 사람과 물자의 수송에 있어 중요한 길
이 말을 들은 정조는 크게 감동하여 잠시의 노여움을 풀고 작
목으로 여겨졌다. 과천을 지나는 양재대로는 도성에서 부산까
은 벼슬을 내린 후 이 고개를 남태령이라 부르도록 하였다. 그
지 이어지는 길로서 하삼도(下三道)의 진상(進上)과 봉명사객
촌로는 과천에 살던 변씨(邊氏)로 현재까지도 자손들이 살고
(奉命使客 ; 임금의 명을 받은 관리)의 통행 등이 이루어졌으
있다고 한다.
며 양재(과천)-낙생(광주)-구흥(용인)-좌찬(죽산)-무극(음
죽)에 이르는 교통로였다. 이 대로는 조선 후기에 이르러 8도 6
대로의 제4로에 해당하는 중요한 교통로가 되었다.
한양의 관문으로서 호황을 누리던 과천은 1905년 경부선과
과천이 한양의 관문이 되다보니 이를 이용하여 권력을 행사하
경부국도가 과천을 비껴 안양·시흥 쪽으로 난 뒤인 1914년 과
는 자도 생겨났다. 옛날 과천현감 중에는 읍내를 지나는 길손
천군에서 시흥군 과천면으로 격하되면서 산간오지로 돌아갔
들에게 갖가지 명목으로 돈을 뜯는 탐관오리가 많았다고 한다.
다. 그러다가 1978년 정부의 신도시 건설계획 발표 이후 되살
아났다. 과천신도시 건설은 이곳에 정부제2종합청사를 건설
원 행 행 ( 陵
行 幸 )
하여 행정부 기능 일부를 분산시킨다는 기본 목표에 따라 관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수원 구읍치인 화산(花山)으
련 인구를 이주시키고 쾌적한 전원적 주거환경을 조성하여 서
로 옮겨 현륭원(顯隆園)을 조성하고 참배를 위한 원행(園行)을
울의 고급 주거 수요를 흡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자주 하게 되자, 도성 창덕궁에서 화성 원소(園所)까지의 도로
과천은 우리나라 신도시 개발사에서 최초의 성공사례로 꼽을
가 발달하게 되었다. 과천에서 수원에 이르는 도로는 말 5필이
수 있는 곳이다. 도시계획, 단지계획기법과 경험을 집대성함으
지나갈 정도의 넓이였다고 한다.
로써 신도시 건설의 모범이 되었다. 그러나 서울에서 과천으로
정조의 현륭원 행차는 총 13차례 이루어졌는데 그 중 7차례
옮겨왔던 정부종합청사가 이제 세종시로 옮겨가게 된다. 과천
는 과천을 경유하였다. 과천로는 돈화문-노량주교(鷺梁舟
시는 다시 변화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다. 조선시대 항상 옆 고
橋)-사당리-남태령-과천행궁-인덕원-원동점-지지대-장안
을에 병합되었다가 다시 되살아나던 과천이다. 21세기의 주인
문으로 이어지는 경로이다. 정조는 노량주교-대방동-시흥-
은 시민이다. 다가올 미래, 시민이 주역이 되는 과천의 새로운
안양을 거치는 시흥로를 이용하기도 했다.
변신을 기대해본다.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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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Council | 2011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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