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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호｜ 2008년 2월 15일
평택 안정리 기지촌 할머니들의 마음의 안식처 햇살사회복지회
“햇살 한 자락 끌어다 덮어드리고 싶어”
평택역에서 차로 20여분을 달리면 험프리 미군기지가 있는 안정리에 도착하게 된다. 좁고 구부러진 골목길을 지나면 알록달록한 글씨로‘햇살사회복지회’
라고 쓰인 담장
이 보인다. 그 안에서 나직하게 울려 퍼지는 찬송가 소리. 할머니 30여명이 한 방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예배를 드리고 있다. 6년째 안정리 기지촌 할머니들의 벗이 돼 주고
있는 햇살센터의 우순덕(57) 원장을 만나봤다. ｜김은진 kej1002@gg.go.kr
“모래밭에 절구 모양의 개미지옥을
만들고 그 밑에 숨어 있다가 개미가 미
끄러져 떨어지면 큰 턱으로 깨물어서
체액을 빨아먹는 벌레가 바로 개미귀
신예요. 그런데 그 개미귀신이 자라면
까만 머리에 몸은 황금색에다 날개가
반짝반짝 빛나는 명주 잠자리가 된다
는 거 알고 계셨어요?”
우순덕 원장의 말에 할머니들의 반
응이 폭발적이다. “아이쿠, 진짜야? 난
전혀 몰랐네”
하며 굉장히 놀라는 얼굴
들이다. 우 원장의 말이 이어졌다.
“솔직히 저나 여러분에겐 개미귀신
6년째 안정리 기지촌
할머니들의 든든한
처럼 흉측한 마음이 있지요. 하지만 그
버팀목이 돼 주고 있
안에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명주잠자
는 햇살센터의 우순
리 역시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무엇을
덕 원장이 환하게 웃
고있다.
｜민원기
더 먹을까, 무엇을 더 차지할까 궁리하
minwk@gg.go.kr
지 말고 받은 사랑을 어떻게 나눌까 하
고 마음의 지경을 넓혀가세요.”
있지만 평택 안정리에 복지기관이 없
어느 날은 할머니들 모셔다가 파마
구 임대 아파트 한 동만 지어주거나 월
햇살센터를 처음 열었을 때 할머니
는 걸 알고 평택에 둥지를 틀기로 작정
를 해 드리는 데 김할머니가 눈물을 왈
세를 지원해주면 되는데 관련법이 없
들에겐 밥을 누가 더 많이 먹었는지, 선
했다. 하지만 열정만 갖고 복지시설을
칵 쏟아냈다. 교회에 다녔었는데 사람
다며 발뺌하고 있어 도와 줄 기관도, 방
물이 누구에게 더 갔는지가 주 관심사
운영할 수는 없는 일.
들이 뒤에서 소곤거리고 소문을 퍼트
법도 찾을 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
이자 싸움의 원인이었다. 요즘 세상에
우 원장의 소식을 들은 동문들의 후
리는 통에 더 이상 나갈 수 없었다고.
다. 그래서 그는 할머니들의 주거공간
그렇게 그악스럽게 사는 사람이 있을
원금과 마이너스 대출로 전세 1,200만
찬송가를 부르고 싶은데 부를 데가 없
마련에 좀 더 힘을 싣기 위해 지난
까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그 정
원에 약 50㎡(15평)짜리 반지하를 얻었
었다고 하소연을 하는 할머니를 위해
2006년 만원의 회비를 낼 수 있는 회원
도로 가난했다. 우 원장은 할머니들의
다. 그렇게 5월에 입주한 뒤 본격적인
우 원장은 찬송예배를 시작했다.
10만명을 모집하는‘한평의 행복’캠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지
일이 시작됐다. 우 원장이 오기 전부터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을 때마다 피
페인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한 평씩 모
만 까탈을 부리는 할머니일수록 그 속
기지촌 할머니들에게는‘국화회’
라는
가 나고 딱지가 생기고, 누군가의 말 한
아온 기금은 현재 231㎡(약70평)를 마
을 들여다보면 한쪽 귀퉁이에 아이처
자치 조직이 있었다. 우 원장은 국화회
마디로 또 딱지가 벗겨져 피가 나고 이
련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럼 순수한 마음이 꼭 숨 쉬고 있었다고.
의 회장, 총무와 먼저 접촉했다. 할머니
렇게 해서 마음에 더께가 앉아버린 분
“비좁고 허름한 방이라도 할머니들
우 원장은 햇살센터를 통해 할머니들
들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부탁했지만
들이었어요. 더 이상 다른 사람을 믿지
이 월세 걱정 없이 편하게 지내시면서
의 예쁜 마음이 되살아나길 간절히 바
매번 바쁘다고 핑계를 대며 거절하길
않고 차갑고 어두운 곳에서 웅크리고
‘정말 행복해’
라고 말하는 걸 들었으
라고 있다.
몇 차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한 분,
있는 할머니들에게 햇살이 내리쬐듯
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가능하다면 일
한 분 직접 찾아갔다.
따뜻한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주일에 두세 번, 아니 매일이라도 할머
뭇소리에 찬송가 못 불러… 눈물 왈칵
그렇게 발품을 팔며 애쓴 노력 덕분
니들과 함께 예배드리고 같이 밥 먹고
마흔 아홉 늦은 나이에 이화여대 사
에 우 원장은 7월 초에 8명의 할머니들
‘정말 행복해’이 한마디 듣고 싶어”
그렇게 살고 싶어요.”
회복지대학원을 졸업한 우 원장은 평
과 함께 수박과 떡국을 먹을 수 있었다.
햇살센터 할머니들은 조금씩 행복
택 안정리 기지촌 할머니들을 위해
8월엔 국화회 총무 할머니가 건네 준
을 되찾고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2002년 봄에 햇살센터를 열었다. 대학
연락처를 가지고 전화를 돌렸더니 한
문제가 남아 있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
‘한 평의 행복’후원방법
원에서 여성복지에 대해 공부하면서
꺼번에 34명의 할머니들이 찾아와 비
이전과 함께 집값이 오르자 햇살센터
성매매에 대한 리포트를 썼던 게 관심
좁은 공간에서 등을 맞댄 채 밥을 먹게
할머니들은 겨울에 난방도 안 되는 사
문 의 : 031-618-5535
의 시작이었다. 미군기지 주변을 두루
됐다. 지금은 60여명의 할머니들이 햇
글세방으로 내쫓겼다가 이젠 그도 아
계 좌 : 농협 118-01-074174
찾아다니던 중 의정부나, 동두천에는
살센터에 적을 두고 있다.
닌 거리로 나앉게 생겼다. 우 원장은 영
예금주 : 사)햇살사회복지회
왼쪽사진은 받은 사
랑을 어떻게 나눌까,
마음의 지경을 넓히
는 우순덕 원장. 오
른쪽사진은 햇살센
터를 이끌어가는 자
원봉사자들(좌)과 햇
살센터에 모여 예배
를 드리는 안정리 할
머니들(우).
｜제436호｜ 2008년 2월 15일
평택 안정리 기지촌 할머니들의 마음의 안식처 햇살사회복지회
“햇살 한 자락 끌어다 덮어드리고 싶어”
평택역에서 차로 20여분을 달리면 험프리 미군기지가 있는 안정리에 도착하게 된다. 좁고 구부러진 골목길을 지나면 알록달록한 글씨로‘햇살사회복지회’
라고 쓰인 담장
이 보인다. 그 안에서 나직하게 울려 퍼지는 찬송가 소리. 할머니 30여명이 한 방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예배를 드리고 있다. 6년째 안정리 기지촌 할머니들의 벗이 돼 주고
있는 햇살센터의 우순덕(57) 원장을 만나봤다. ｜김은진 kej1002@gg.go.kr
“모래밭에 절구 모양의 개미지옥을
만들고 그 밑에 숨어 있다가 개미가 미
끄러져 떨어지면 큰 턱으로 깨물어서
체액을 빨아먹는 벌레가 바로 개미귀
신예요. 그런데 그 개미귀신이 자라면
까만 머리에 몸은 황금색에다 날개가
반짝반짝 빛나는 명주 잠자리가 된다
는 거 알고 계셨어요?”
우순덕 원장의 말에 할머니들의 반
응이 폭발적이다. “아이쿠, 진짜야? 난
전혀 몰랐네”
하며 굉장히 놀라는 얼굴
들이다. 우 원장의 말이 이어졌다.
“솔직히 저나 여러분에겐 개미귀신
6년째 안정리 기지촌
할머니들의 든든한
처럼 흉측한 마음이 있지요. 하지만 그
버팀목이 돼 주고 있
안에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명주잠자
는 햇살센터의 우순
리 역시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무엇을
덕 원장이 환하게 웃
고있다.
｜민원기
더 먹을까, 무엇을 더 차지할까 궁리하
minwk@gg.go.kr
지 말고 받은 사랑을 어떻게 나눌까 하
고 마음의 지경을 넓혀가세요.”
있지만 평택 안정리에 복지기관이 없
어느 날은 할머니들 모셔다가 파마
구 임대 아파트 한 동만 지어주거나 월
햇살센터를 처음 열었을 때 할머니
는 걸 알고 평택에 둥지를 틀기로 작정
를 해 드리는 데 김할머니가 눈물을 왈
세를 지원해주면 되는데 관련법이 없
들에겐 밥을 누가 더 많이 먹었는지, 선
했다. 하지만 열정만 갖고 복지시설을
칵 쏟아냈다. 교회에 다녔었는데 사람
다며 발뺌하고 있어 도와 줄 기관도, 방
물이 누구에게 더 갔는지가 주 관심사
운영할 수는 없는 일.
들이 뒤에서 소곤거리고 소문을 퍼트
법도 찾을 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
이자 싸움의 원인이었다. 요즘 세상에
우 원장의 소식을 들은 동문들의 후
리는 통에 더 이상 나갈 수 없었다고.
다. 그래서 그는 할머니들의 주거공간
그렇게 그악스럽게 사는 사람이 있을
원금과 마이너스 대출로 전세 1,200만
찬송가를 부르고 싶은데 부를 데가 없
마련에 좀 더 힘을 싣기 위해 지난
까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그들은 그 정
원에 약 50㎡(15평)짜리 반지하를 얻었
었다고 하소연을 하는 할머니를 위해
2006년 만원의 회비를 낼 수 있는 회원
도로 가난했다. 우 원장은 할머니들의
다. 그렇게 5월에 입주한 뒤 본격적인
우 원장은 찬송예배를 시작했다.
10만명을 모집하는‘한평의 행복’캠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지
일이 시작됐다. 우 원장이 오기 전부터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을 때마다 피
페인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한 평씩 모
만 까탈을 부리는 할머니일수록 그 속
기지촌 할머니들에게는‘국화회’
라는
가 나고 딱지가 생기고, 누군가의 말 한
아온 기금은 현재 231㎡(약70평)를 마
을 들여다보면 한쪽 귀퉁이에 아이처
자치 조직이 있었다. 우 원장은 국화회
마디로 또 딱지가 벗겨져 피가 나고 이
련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럼 순수한 마음이 꼭 숨 쉬고 있었다고.
의 회장, 총무와 먼저 접촉했다. 할머니
렇게 해서 마음에 더께가 앉아버린 분
“비좁고 허름한 방이라도 할머니들
우 원장은 햇살센터를 통해 할머니들
들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부탁했지만
들이었어요. 더 이상 다른 사람을 믿지
이 월세 걱정 없이 편하게 지내시면서
의 예쁜 마음이 되살아나길 간절히 바
매번 바쁘다고 핑계를 대며 거절하길
않고 차갑고 어두운 곳에서 웅크리고
‘정말 행복해’
라고 말하는 걸 들었으
라고 있다.
몇 차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한 분,
있는 할머니들에게 햇살이 내리쬐듯
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가능하다면 일
한 분 직접 찾아갔다.
따뜻한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주일에 두세 번, 아니 매일이라도 할머
뭇소리에 찬송가 못 불러… 눈물 왈칵
그렇게 발품을 팔며 애쓴 노력 덕분
니들과 함께 예배드리고 같이 밥 먹고
마흔 아홉 늦은 나이에 이화여대 사
에 우 원장은 7월 초에 8명의 할머니들
‘정말 행복해’이 한마디 듣고 싶어”
그렇게 살고 싶어요.”
회복지대학원을 졸업한 우 원장은 평
과 함께 수박과 떡국을 먹을 수 있었다.
햇살센터 할머니들은 조금씩 행복
택 안정리 기지촌 할머니들을 위해
8월엔 국화회 총무 할머니가 건네 준
을 되찾고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2002년 봄에 햇살센터를 열었다. 대학
연락처를 가지고 전화를 돌렸더니 한
문제가 남아 있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
‘한 평의 행복’후원방법
원에서 여성복지에 대해 공부하면서
꺼번에 34명의 할머니들이 찾아와 비
이전과 함께 집값이 오르자 햇살센터
성매매에 대한 리포트를 썼던 게 관심
좁은 공간에서 등을 맞댄 채 밥을 먹게
할머니들은 겨울에 난방도 안 되는 사
문 의 : 031-618-5535
의 시작이었다. 미군기지 주변을 두루
됐다. 지금은 60여명의 할머니들이 햇
글세방으로 내쫓겼다가 이젠 그도 아
계 좌 : 농협 118-01-074174
찾아다니던 중 의정부나, 동두천에는
살센터에 적을 두고 있다.
닌 거리로 나앉게 생겼다. 우 원장은 영
예금주 : 사)햇살사회복지회
왼쪽사진은 받은 사
랑을 어떻게 나눌까,
마음의 지경을 넓히
는 우순덕 원장. 오
른쪽사진은 햇살센
터를 이끌어가는 자
원봉사자들(좌)과 햇
살센터에 모여 예배
를 드리는 안정리 할
머니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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