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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읽는 詩
사진 이야기
달팽이 초록 귀 열리는 봄밤
- 봄 스케치?2
쓰윽 쓱 벗긴 겨울 무 속살을
한 입 가득 베어 문 입안에
초록초록 사랑니 솟아오르는
가만가만 퍼 올린 침묵의 소리 한 자락이
연두빛 세상이 이만큼 다가와
사각사각 고요를 갉아먹다 잠들었던
꼭꼭 닫아 두었던 문을 열게 합니다.
귓속 달팽이 한 마리 깨우는
품속으로 기어드는 봄바람도
깜깜 길섶 소곤대는 바람자락에
따스한 햇살에 무너져 내립니다.
아랫도리 간지러운 풀씨들 그만
톡톡 튀어 올라 밤하늘 별로 빛나는
내 안에 있는 문을 여니
이렇게 화사한 것을 -
봄기운에 취해
내내 문을 열어두면
누군가 활짝 웃고 찾아올 듯 합니다.
정 순 옥
시인
전주교대. 고려대대학원 졸
계간「시와시학」
으로 등단(2004)
수주문학상(2002), 교원문학상(2008) 수상
글, 사진 : 이 형 석 _ 호매실중학교 교사
시집『세상의 붉은 것들은 모두 아프다』
현 김포 서암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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