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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아픔을 잊고 그저 기쁘고 행복하게, 감사하면서 살았으면
2014년 경동원 원장직을 내려놓았다. 2019년 몸이 허약해지기 전까지는 아이마다 생일잔치를 해주었는데, 그때
아이들을 식사에 초대했다.
“할머니 집에 밥 먹으러 가는 게 아주 걔들의 소망이에요. 꿈이에요. 오면은 그냥 조용히 밥을 먹나요? 숨바꼭질
을 해요. 원룸인데 화장실로, 거실로, 방에 들어가서 문 닫고 숨어요. 아이고. 다칠까 봐 ‘아이고야, 아이고야!’
그 소리만 하다가 못하게 됐지.”
멀리서 아이들을 보면 반갑게 인사하고 좋은데, 무릎으로 어깨로 기어 올라오니 약해진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져서 멀리서 아이들을 지켜보며 인사하고 있다고 한다.
“건강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열심히 잘 자라서 예쁜 사람이 되고, 튼튼하게 잘 자라라고. 그리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 가지고 자라라고. 그 생일 때 이렇게 기도해줘요.”
올해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늘 아이들 생각뿐이었다. 그는 평생을 감사하며 살아왔고, 아이들을 사랑하며 살아온
사람이었다. 그가 키워낸 것은 누구의 아이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었고, 그 아이들을 보듬고 사랑해야
하는 사람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계절활동을 하는 경동원 아이들 (제공 : 경동원)
문구점에서 용돈쓰기를 배우는 경동원 아이들 (제공 : 경동원)
정의순 -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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